사실 세계일주 준비 1탄에 썼던 세계일주 항공권보다 먼저 해야할 일은 이것이었다.
비행기 루트 짜는건 과연 가능한지가 궁금해서 제일 먼저 해봤던 것이고, 실제 루트는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루트짜는 길에 왕도는 없겠지만 내가 했던 방법을 한번 써보려고 한다.
1. 엑셀에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곳들을 생각 나는 대로 적어본다.
난 이 작업을 한 3일에 걸쳐 했었다. 일단 어디서 들어봤던 곳. 원래 가보고 싶던곳, 누군가 추천해준 곳 모두 적었다.
술 마시다 생각나면 메모했다가 적고, 걷다가 생각나면 또 추가하고....
2. 대충 가야할 곳이 정리가 되면 어느 나라에 붙어있는지 확인해 본다.
막상 조사하다 보면 내가 알고 있던 나라와 다른 나라였던 경우도 종종 있었다.
3. 이제 나라를 대륙별로 정리해본다.
어느 대륙에 붙어있는지. 대충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대륙별로 정리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4. 꼭 봐야 할 순서로 우선순위를 매겨본다.
어차피 모든 곳을 다 볼 수 는 없다. 나는 남극과 말리를 가고 싶었는데 뺐다. 그리고 중국도 다 빼 버렸다.
제일 보고 싶었던 것. 가고 싶었던 곳 부터 우선순위를 1, 2, 3, 4 이런 식으로 만들어 봤다.
주의 할 점은 인터넷에서 한참 찾다보면 유명한 장소 외에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곳이 엄청 많아진다. 그래서 인터넷은 정말 조금만 찾아봐야 한다. 안그러면 10년동안 여행해야 할 지도 모른다.
5. 우선순위가 높은 순서대로 모아본 후 최대한 인접한 나라끼리 묶는다.
이렇게 해야 이동이 편해지고 동선이 깔끔하게 나온다.
그리고 해당 국가에 갈 수 있는지, 나라간 국경 통과는 어떤 방법으로 할 수 있는지 확인해서 적어둔다.
도보 통과가 가능한지, 버스같은 교통편은 있는지, 입국시 비자가 필요한지 확인한다.
그리고 얼마나 체류해야 하는지 소요 예상 일수도 같이 적어준다. (가능하다면 예산도..)
이 단계 까지 왔다면 우선순위가 낮은 4단계 이런 곳은 별로 가고 싶지 않아질 것이다.
4단계 까지 공부할라면.. 아우...
6. 어느정도 가고 싶은 곳이 추려지면 이제 세계지도를 펼쳐두고 선을 그려본다.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는지, 대충 어디에 붙어있는지,
이 나라가 사막인지 열대 국가인지 산악지대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Google Earth로 엄청 돌아다녀 봤다. 구글의 힘!!!
7. 이제 대충 루트는 나왔을 것 같은데 아직 엄청 중요한 게 남았다.
바로 여행 시기에 그 나라는 어떤 계절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초여름이나 늦여름 시즌에 여행하는게 좋은데 그 이유는 배낭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추웠다 더웠다하는 루트로 짜게 되면 배낭에 긴옷을 많이 챙겨가야 하고
배낭이 무거워진다는 것은 여행의 피로가 급속히 빨라지기 때문이다.
옷은 딱 아래위로 세벌 정도가 적당한데 계속 여름을 찾아다니게 되면 긴팔이 그닥 필요없다.
단 아프리카는 겨울이 좋다. 여름은 너무 덥고, 겨울이 우기이기 때문에 동물들도 많이 볼 수 있다.
8. 해당 국가의 성수기가 언제인지 확인해 본다.
여행하기 좋은 날씨라는 것은 즉 성수기를 뜻한다. 성수기에 여행을 하면 사람은 붐비지만 좋은 점도 많다.
우선 차편 배편의 운행 횟수가 증가되어 이동이 편해지고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
다만 사람도 그 만큼 많아지고 물가도 비싸진다.
다만 사람도 그 만큼 많아지고 물가도 비싸진다.
나는 루트를 짤때 최성수기를 피해 준성수기 시즌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정말 바쁘게 여행을 해야만 했다.
9. 이정도 알아봤으면 언제 떠나야 하는지 어느 나라부터 가야 하는지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이제 다시 1편으로 돌아가 세계일주 항공권을 검색해보던가
편도 비행기표를 알아보며 사용 예상 경비를 계산하면 된다.
10. 이제 스스로 완벽한 루트가 만들어 졌다고 생각되면 커뮤니티에 올려 확인을 받는게 좋다.
물론 나는 이 방법으로 하기도 전부터 루트를 정해 놓고 다음에 있는 "5불당" 카페에 루트를 올렸다가
엄청 꾸사리를 먹었었다. 생각해보면 그때 그 냉정한 조언을 해준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내가 꾸사리를 먹었던 이유는 가장 더운 시기에 동남아 여행을 하고, 한여름이 시작될 때 아프리카와 중동 그리고 지중해 지역을 여행하겠다고 계획했었다.
정말 동선만 생각했던 루트였기 때문이었다. 아마 그렇게 여행했으면 개고생하고 왔을 것만 같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검색할때 꼭 날짜를 유심히 살펴보길 바란다.
나도 초반 블로그에는 날짜를 쓰지 않았지만 날짜가 중요하다고 느끼고 나서는
정보가 필요한 다른 여행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날짜를 꼭 썼다.
이 방법이 항상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손해볼일은 없다고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
어느 순간부턴 꼭 계획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게된다. --;;
이렇게 자세한 계획은 애초에 무리였어... 그래도 인도까지는 정말 잘 지켰었는데. ㅎㅎㅎ